“포커의 수치”… 다니엘 네그라뉴, WSOP 지각 플레이에 일침
2025 월드 시리즈 오브 포커(WSOP)에서 또다시 ‘지연 플레이(스톨링)’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 논쟁의 중심에는 전설적인 포커 프로 다니엘 네그라뉴(Daniel Negreanu)가 있다. 그는 “게임 전체의 명예를 더럽히는 행위”라며 지각 플레이를 강하게 비판했고, 포커계 전반의 제도적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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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스톨링’, 책임은 왜 선수에게?
WSOP 현행 규정상, 지나치게 긴 생각 시간에 대한 제재는 플레이어가 직접 ‘클락’을 요청해야만 이뤄진다. 딜러가 해당 요청을 플로어 스태프에 전달하면, 그가 ‘충분한 시간’이 지났는지를 판단한다. 이후 30초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며, 같은 선수가 반복해서 클락 요청을 받을 경우, 이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2025년 WSOP에서는 윌 카수프(Will Kassouf)가 이 규정을 빈번히 위반한 끝에, 모든 핸드에서 10초 구두 카운트다운을 부여받는 제재를 받았고, 결국 메인 이벤트 탈락 이후 언쟁 끝에 WSOP 전체 시리즈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또한, 일부 참가자는 페이점프를 노리고 고의로 시간을 끌어,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남의 탈락을 유도하려는 소극적 전략으로 도마에 올랐다.
“시간은 공정성의 기본”… 네그라뉴, 골프 사례로 역설
네그라뉴는 WSOP 기간 중 자신의 브이로그에서 마틴 카브렐(Martin Kabrhel), 카수프, 그리고 메인 이벤트에서 무려 6분간 멈춰 있었던 아이크 핵스턴(Ike Haxton)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대회 종료 이후에도 그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그는 최근 골프 스타 브라이슨 디섐보(Bryson DeChambeau)가 경기 시간 단축 제안을 한 것을 예로 들며, “그의 발언은 그대로 포커에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디섐보는 “경기 전체 시간을 측정해야 한다. 사람들이 까발려질까봐 두려워서 시행 못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그라뉴는 “모든 스포츠는 시간에 관한 공정한 룰이 필요하다. 시간을 무기로 쓰는 건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포커에도 체스 클락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체스 클락 도입? 지연 vs 증분 모델
포커계에서도 클락 시스템 도입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대체로 ‘지연(delay)’ 모델과 ‘증분(increment)’ 모델로 나뉜다.
- 지연 시스템: 예를 들어 5초 지연이면, 5초 이후부터 본인의 시간이 소모된다. 빠른 행동을 보상하지는 않지만, 느린 플레이를 제재하는 방식이다.
- 증분 시스템: 반대로, 매 행동 후 시간이 다시 주어진다. 예컨대 10초 인크리먼트 클락에서는 5초 안에 행동하면 5초가 다시 시계에 추가된다.
네그라뉴는 이 두 방식을 혼합한 시스템을 주장한다. “모든 사람은 기본적으로 5초를 받고, 그 이후 시간이 소모된다. 만약 빠르게 폴드하면 5초가 다시 추가된다”는 것. 그는 “이제 시간은 자산이 됐다. 누구도 낭비하고 싶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단, 일부가 고의로 모두 폴드하면서 시간을 벌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그건 명백한 공모이며, 시계 유무를 떠나 이미 규정 위반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WPT·트리톤·EPT는 이미 도입… WSOP는 왜 주저하나?

사실 WSOP 이외의 주요 대회는 이미 유사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 월드 포커 투어(WPT): 프리플랍 15초, 이후 30초 제한, ‘타임 익스텐션 칩’ 사용 가능
- 트리톤 포커 시리즈: 모든 경기에서 ‘액션 클락’ 기본 도입
- 유러피언 포커 투어(EPT): 다수의 메인 이벤트에서 ‘샷 클락’ 적극 활용
그렇다면 WSOP는 왜 여전히 전체 적용을 미루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딜러 교육 부담이다. 매년 수천 명의 딜러가 임시 채용되며, 클락 운용 교육까지 추가된다면 시간적, 인력적 소모가 크다는 점이 고려된다. 실제로 WSOP에서는 매년 딜러의 숙련도 부족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기도 한다.
하지만 올해 여름 카수프 사건은 명확한 교훈을 남겼다. 경기속도의책임을선수에게만전가해서는안된다. 공정하고 일관된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 WSOP 참가자 다수의 공통된 목소리다.
출처 : Pok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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