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혁(Seunghyuk Jung)의 첫 라이브 토너먼트 기록이 남은 것은 2024년 10월이다. 그로부터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그의 커리어 누적 상금은 83만 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막을 내린 APPT Manila 2026에서 두 개의 타이틀과 메인이벤트 3위를 동시에 기록하며, 정승혁은 이번 시리즈 최고 활약을 펼친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2026년에만 네 번째 우승이다.
정승혁, APPT 마닐라서 거둔 세 번의 입상
이번 APPT 마닐라 시리즈에서 정승혁이 남긴 성적은 우승 2회와 메인이벤트 3위다. 상금 규모만 놓고 보면 1,413엔트리가 몰린 메인이벤트 3위가 가장 컸다.
| 순위 | 이벤트 | 상금 | 주목 포인트 |
|---|---|---|---|
| 3위 | Main Event | ₱6,955,000 (약 $114,439) | 1,413엔트리 돌파 후 파이널테이블 진출 |
| 1위 | Super High Roller | ₱4,245,840 (약 $69,862) | 헤즈업에서 일본 Yukishige Doi 제압 |
| 1위 | MegaStack High Roller | ₱1,078,200 (약 $17,697) | 시리즈 두 번째 타이틀 |
정작 본인이 꼽은 최고의 순간은 상금이 가장 큰 메인이벤트가 아니었다. 함께 시리즈를 돌던 일행이 모두 토너먼트를 마치고 응원을 온 상황에서 마지막 쇼다운을 이겼던 Super High Roller 우승이라고 그는 말했다.
“단상 위에서 받은 포옹”
정승혁은 “일행들이 환호하며 단상에 올라와 안아줬다.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장면이라 아직도 생생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성적을 끌어올린 두 번의 전환점
정승혁이 커리어 첫 타이틀을 든 것은 2025년 8월 대만에서 열린 Players Series Championship II Super High Roller였다. 우승 상금은 NT$2,500,000, 당시 환율로 약 8만 1,000달러였다.
첫 우승은 그가 토너먼트라는 포맷을 본격적으로 이론 학습하기 시작한 시점과 겹친다. 이때부터 그의 관심사는 ‘칩을 많이 모으는 법’에서 ‘스택과 상금 구조에 따라 의사결정의 가치가 달라지는 구조’로 옮겨갔다. ICM(Independent Chip Model)에 대한 이해가 최근 성적 상승의 핵심 요인이라는 것이 본인의 진단이다.
토니 린을 보고 바뀐 것
두 번째 전환점은 올해 APT 메인이벤트 피처 테이블에서 왔다. 시리즈 초반 성적이 부진하던 정승혁은 중국의 정상급 플레이어 토니 린(Tony Lin)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봤다.
솔버가 제시한 레인지를 그대로 따르는 대신 상대에 대한 리드와 자신의 감각으로 과감히 조정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그는 “그전까지는 솔버에 갇혀 있었다면, 이후에는 한 스팟에서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정승혁은 APT Taipei의 TWD 30,000 Mini Main Event에서 1,542엔트리를 뚫고 우승했다. 상금 TWD 6,988,540, 당시 약 22만 3,000달러로 커리어 하이였다.
혼자 쌓은 기록은 아니었다
정승혁은 자신의 강점으로 ‘탐구욕’을 꼽으면서도, 최근 성적을 개인의 노력만으로 설명하는 데는 선을 그었다. 자신보다 더 많은 시간을 포커에 쏟는 선수가 많다는 것이다.
그가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한 이름은 세븐하이(7High), 김기범, 강호균 세 명이다. 세븐하이에게는 세밀한 ICM 스팟과 파이널테이블 운영에 대한 조언을, 김기범에게는 스택 상황별 레인지 조정 등 토너먼트 이론의 기본 틀을 배웠다. 강호균과의 대화에서는 이론을 상대 성향에 맞춰 실제 게임에 적용하는 방식을 얻었다.
세븐하이에게 들은 말 중 지금도 기억에 남는 조언도 있다. 포커에 탐구욕을 갖는 것은 좋지만 삶 전체가 카드 두 장에 매몰되지는 말라는 이야기였다.
남은 2026, 어디까지 올라갈까
숫자는 이미 뚜렷하다. 연간 라이브 상금은 2024년 19,715달러에서 2025년 265,684달러, 2026년에는 8월 현재 547,061달러로 뛰었다. 올해에만 타이틀 4회, 파이널테이블 10회다.
The Hendon Mob 기준 커리어 누적 상금은 832,459달러로 한국 All-Time Money List 35위다. GPI(Global Poker Index) 한국 랭킹 3위, 2026 한국 POY(Player of the Year) 1위도 함께 기록 중이다. 주목할 부분은 이 세 지표의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누적 상금 35위는 ‘아직 쌓는 중’이라는 뜻이고, POY 1위와 GPI 3위는 ‘지금 가장 잘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간격이 좁혀지는 속도가 앞으로 그의 위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남은 일정도 만만치 않다. 8월 후반 스페인 EPT Barcelona를 시작으로 11월 대만 APT Championship, 같은 달 사이프러스 Triton ONE 출전을 계획하고 있다. 상반기 성적 대부분을 아시아 시리즈에서 쌓은 만큼, 필드 구성이 다른 유럽 무대에서의 결과는 그의 커리어를 판단하는 또 다른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가장 욕심내는 무대는 Triton ONE이다. 그는 “포커 플레이어에게 트라이톤(Triton)은 꿈의 무대다. Triton ONE에서 트로피 하나를 가져올 수 있다면 앞으로 커리어를 쌓는 데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4년 첫 캐시, 2025년 첫 트로피, 2026년 네 번의 우승. APPT 마닐라에서 트로피 두 개를 든 정승혁의 시선은 이미 다음 무대로 향해 있다.
출처 : Pok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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