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Paris Las Vegas 볼룸. 2026 WSOP 이벤트 #38 $10,000 리밋 홀덤 챔피언십(Limit Hold’em Championship) 파이널테이블에는 포커 역사책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이름들이 늘어서 있었다. 그 자리에서 가장 조용히 앉아 있던 중국 출신 프로 둥 첸(Dong Chen)이 285,200달러와 두 번째 WSOP 브레이슬릿을 손에 쥐고 자리를 떴다. 그가 리밋 홀덤 토너먼트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고작 두 번째였다.
브레이슬릿 14개짜리 맞수들, 그 사이에 낀 아웃사이더
파이널테이블 7인의 구성은 유독 묵직했다. 지난해 한 해에만 브레이슬릿 3개를 추가하고 통산 8개를 보유한 베니 글레이저(Benny Glaser)가 칩 리더로 앉아 있었고, 여섯 번째 브레이슬릿을 향해 달리던 제레미 오스무스(Jeremy Ausmus)가 그 옆을 지켰다. 포커 붐 시대를 대표하는 얼굴 구스 한센(Gus Hansen)은 15년 만의 WSOP 파이널테이블 복귀로 화제를 모았고, 세 번째 브레이슬릿을 추격 중인 차세대 스타 제시 로니스(Jesse Lonis)도 자리에 있었다. 믹스드 게임 파이널테이블의 베테랑 제리 웡(Jerry Wong)과 딜런 스미스(Dylan Smith)까지 포함하면, 나머지 여섯 명이 가진 브레이슬릿만 합쳐도 두 자릿수에 달하는 테이블이었다.
둥 첸의 라이브 수익은 410만 달러를 넘고, 2023 WSOP 파라다이스 $10,000 식스핸디드 하이롤러에서 브레이슬릿을 딴 이력도 있다. 그러나 리밋 홀덤만큼은 완전한 초심자였다. 며칠 전 $1,500 리밋 홀덤 이벤트에 처음 출전해 52위로 캐시를 기록한 것이 이 종목 첫 경험이었고, 이번이 두 번째였다. 테이블에서 누구도 그를 우승 후보로 먼저 떠올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 순위 | 플레이어 | 국적 | 상금 |
|---|---|---|---|
| 1 | 둥 첸 (Dong Chen) | 중국 | $285,200 |
| 2 | 베니 글레이저 (Benny Glaser) | 영국 | $190,260 |
| 3 | 제레미 오스무스 (Jeremy Ausmus) | 미국 | $130,380 |
| 4 | 제시 로니스 (Jesse Lonis) | 미국 | $91,844 |
| 5 | 제리 웡 (Jerry Wong) | 미국 | $66,560 |
| 6 | 구스 한센 (Gus Hansen) | 덴마크 | $49,665 |
| 7 | 딜런 스미스 (Dylan Smith) | 미국 | $38,191 |
총 상금풀은 121명 엔트리로 구성된 1,125,300달러였다.
파이널테이블 흐름 — 전설들이 하나씩 사라진 순서
7인 체제의 초반부는 숏 스택들의 생존 싸움으로 시작됐다. PokerNews 보도에 따르면 딜런 스미스가 킹-텐으로 올인을 감행했지만 로니스의 에이스-나인이 투 페어를 완성하며 7위로 탈락했다. 구스 한센은 너트 플러시 드로우로 오스무스에게 칩을 잃으며 숏 스택으로 몰렸고, 결국 플롭 플러시 드로우가 완성되지 못하며 6위로 자리를 떴다. 포커 붐 시대의 아이콘이 15년 만에 밟은 파이널테이블은 그렇게 끝났다.
5인이 남은 시점에서 제리 웡은 첸과 글레이저가 함께 들어온 팟에서 에이스-킹을 들고 끝까지 싸웠지만 첸의 탑 페어에 밀려 5위로 탈락했다. 이후 4인 체제에서 오스무스가 한때 칩 리더 자리를 가져가기도 했지만, 첸이 세븐 세트를 완성하며 빅팟을 가져가면서 다시 흐름이 바뀌었다. 로니스는 글레이저의 킹-에이트에 에이스-킹으로 도미네이트 상황을 만들었지만 글레이저가 턴에서 에이트를 히트하며 역전, 4위로 탈락했다.
3인이 된 시점에서 둥 첸은 숏 스택이었다. 앞에는 브레이슬릿 합산 14개의 글레이저-오스무스 콤비가 있었다. 첸은 딘너 브레이크 직전 마지막 핸드에서 오스무스와 세 방향 팟이 형성되자 턴에서 리레이즈를 구사했다. 글레이저가 폴드하고 첸이 완성한 플러시가 오스무스의 킹 페어를 제압하며 오스무스를 3위로 밀어냈다. 헤즈업은 첸의 칩 리드로 시작됐다.
헤즈업 — 공격성이 경험을 이겼다
글레이저와의 헤즈업에서 첸은 선제적으로 팟을 가져가며 리드를 확장했다. 페어 오브 파이브로 팟을 챙기고, 탑 페어 에이스로 추가 팟을 확보했다. 결정적인 장면은 첸이 7-5오프로 글레이저의 포벳을 콜한 뒤 포스 페어로 빅팟을 이긴 순간이었다. 리밋 홀덤에서 이 정도 핸드로 콜을 유지하며 상대의 레인지를 읽어내는 것은 경험치로 설명하기 어려운 판단이다.
마지막 핸드에서 글레이저는 텐-에이트를 들고 잔여 칩 전부를 넣었다. 첸의 에이스-포와 대결이 붙었다. 플롭에서 에이트 페어를 히트한 글레이저가 턴에서 투 페어로 끌어올리며 일시적으로 앞서 나갔지만, 리버에서 첸의 플러시가 완성되며 브레이슬릿이 결정됐다. 우승 직후 가장 먼저 달려와 축하를 건넨 이는 다니엘 네그라뉴였다. 네그라뉴는 이번 시즌 첸을 스테이크 드래프트에서 4달러에 지명했는데, 첸은 웃으며 “이번 우승으로 내 몸값은 5달러에서 7달러 사이로 올랐다”고 말했다.
두 번의 출전, 그리고 중국 포커의 새 이정표
첸은 우승 소감에서 리밋 홀덤을 “최근에야 열린 새로운 세계”라고 표현했다. NLH에서는 전 세계 레전드들과 수없이 싸워왔기 때문에 파이널테이블 자체의 중압감은 익숙했고, 리밋이라는 구조적 제약 속에서 자신의 기본 전략인 공격성을 그대로 들고 들어간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스리벳과 포벳을 구사하며 압박을 가하는 방식은 종목에 상관없이 그가 테이블에서 선택하는 기본값이었다.
이번 우승으로 첸은 WSOP 브레이슬릿을 두 개 이상 보유한 중국 출신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시우샹 루오(Xixiang Luo)와 렌지 마오(Renji Mao)에 이은 기록이다. 리밋 홀덤은 NLH에 비해 스트리트별 정밀도가 훨씬 중요한 종목이다. 베팅 액수가 고정된 구조에서는 올인 한 방으로 흐름을 뒤집을 수 없고, 매 스트리트에서 밸류와 블러프의 경계를 얼마나 정확하게 그어내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단 두 번의 출전에서 이 판단을 글레이저와 오스무스보다 잘 해낸 첸의 다음 리밋 홀덤 도전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포커 커뮤니티는 벌써부터 주목하고 있다.
출처 : Pok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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