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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직전이었다”…나오야 키하라, 3일 만에 또 우승하며 WSOP 역사 6번째 위업

나오야 키하라

한 개의 브레이슬릿을 더 따는 데 5,103일이 걸렸던 남자가, 세 번째는 단 3일 만에 손에 넣었다. 일본의 나오야 키하라(Naoya Kihara)가 2026 WSOP 1만 달러 세븐카드 스터드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WSOP 역사상 다섯 번뿐이던 ‘백투백 챔피언십 우승’에 여섯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토너먼트 포커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던 그가, 며칠 사이 일본 포커의 정상에 올라섰다.

5,103일, 그리고 3일

키하라의 두 번째 브레이슬릿은 첫 번째로부터 무려 5,103일, 약 14년 만에 찾아왔다. 그 긴 침묵을 끝낸 1만 달러 노리밋 2-7 로볼 드로 챔피언십 우승 직후, 그는 곧바로 세븐카드 스터드 챔피언십 테이블에 앉았고 단 3일 만에 세 번째 금팔찌를 추가했다.

더 인상적인 것은 무대였다. 그는 라스베이거스 호스슈 & 파리에서, 14년의 가뭄을 끝냈던 바로 그 테이블, 바로 그 자리에 다시 앉아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키하라는 2026 시리즈 들어 한 대회에서 두 개의 브레이슬릿을 따낸 첫 번째 선수가 됐다.

이번 우승이 더욱 극적인 이유는 그가 첫 번째 우승 직후 PokerNews와의 인터뷰에서 “거의 은퇴 상태였고, 토너먼트 포커를 그만둘까 고민하고 있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떠나려던 자리에서 그는 도리어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WSOP 역사상 6번째 백투백 챔피언십

같은 시리즈에서 챔피언십 이벤트를 연달아 우승하는 것은 WSOP 역사를 통틀어 단 다섯 번밖에 나오지 않았던 희귀한 기록이다. 키하라 이전에 이 위업을 달성한 인물은 도일 브런슨(Doyle Brunson), 스투 엉가(Stu Ungar), 그렉 머슨(Greg Merson), 조지 단저(George Danzer), 제이슨 메르시에(Jason Mercier) 다섯 명뿐이었다.

이름만으로도 포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는 선수들이다. 키하라는 그 명단에 여섯 번째로 합류하며 전설들의 반열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었다.

흥미롭게도 헤즈업 상대였던 제임스 청(James Cheung) 역시 별도의 역사를 노리고 있었다. 청은 이번 시리즈에서 1,500달러 세븐카드 스터드를 이미 우승한 상태로, 같은 해 1,500달러와 1만 달러 세븐카드 스터드를 모두 제패하는 첫 선수가 될 기회를 잡고 있었다. 두 선수 모두 의미 있는 기록을 향해 부딪힌 결승이었다.

1만 달러 세븐카드 스터드 챔피언십 결승 결과

이번 대회는 130명의 엔트리가 모여 120만9,000달러의 상금 풀을 형성했다. 우승자 키하라는 30만1,970달러(약 4억 원, 6월 기준 환율 적용)를 가져갔고, 준우승 청은 20만1,308달러를 받았다.

순위선수국적상금(USD)
1나오야 키하라일본$301,970
2제임스 청영국$201,308
3앨런 케슬러미국$139,036
4제레미 오스무스미국$98,782
5크리스 브루어미국$72,254
6마이클 미즈라키미국$54,458
7라이언 밀러미국$42,333
8제이슨 클루스카미국$33,974

파이널데이를 뒤흔든 장면들

최종일 첫 시간에 댄 세피올(Dan Sepiol), 막심 피사렌코(Maksim Pisarenko), 브래드 루벤(Brad Ruben)이 탈락하며 공식 결승 테이블이 꾸려졌다. 빅벳 단 하나로 하루를 시작한 제이슨 클루스카가 8위로 먼저 떠났고, 2회 브레이슬릿 우승자이자 스터드 스페셜리스트인 라이언 밀러가 7위로 뒤를 이었다.

칩리더로 출발한 인물은 WSOP 메인이벤트 챔피언 마이클 미즈라키(Michael Mizrachi)였다. 그러나 ‘그라인더’는 필드가 줄어드는 동안 서서히 순위가 밀렸고, 크리스 브루어(Chris Brewer)가 트립 3을 만들어 미즈라키의 베리드 에이스를 꺾으며 그의 컴백 시도를 끊었다. 미즈라키는 6위로 마감했다.

올 시리즈 두 번째 결승에 오른 브루어 역시 비극을 피하지 못했다. 큰 무대에서 유독 잔혹한 패배에 시달려온 그는, 제레미 오스무스(Jeremy Ausmus)가 7번째 카드에서 풀하우스를 완성해 자신의 플러시를 꺾으면서 5위로 무너졌다. 디너 브레이크 이후에는 청이 오스무스를 연달아 제압하며 테이블을 3인 체제로 좁혔다.

마지막 드라마는 앨런 케슬러(Allen Kessler)의 몫이었다. 가장 많은 응원단을 등에 업은 케슬러는 조용히 스택을 재건해 잠시 칩리드까지 잡았지만, 청과 키하라에게 결정적인 두 팟에서 역전당하며 위기에 몰렸다. 결국 키하라에게 탈락한 그는 기립 박수를 받으며 3위로 퇴장했다. 남은 키하라와 청의 헤즈업에서 키하라는 칩리드를 바탕으로 단 한 번도 상대에게 기회를 내주지 않으며 일방적으로 승부를 매듭지었다.

일본 포커 정상에 선 키하라, 그리고 다음 목표

이번 우승으로 키하라는 류타로 스즈키(Ryutaro Suzuki), 시이나 오카모토(Shiina Okamoto)를 제치고 일본 역대 WSOP 브레이슬릿 단독 1위에 올랐다. 일본인 첫 브레이슬릿 우승자였던 그가, 이제 자국 포커사의 정점에 홀로 선 셈이다.

다만 키하라 본인은 우승의 비결을 운으로 돌렸다. 그는 “포커는 운과 실력의 조합이다. 실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토너먼트에서 이기려면 운도 필요하다. 며칠 동안 정말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자국 최다 우승 기록에 대해서도 “나에겐 너무 늦었다. 더 일찍 해냈어야 했다”며 웃었다.

은퇴를 고민하던 선수가 단 며칠 만에 두 개의 챔피언십을 휩쓴 이번 사례는, 기량의 정점이 동기와 만났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남을 만하다. 더구나 아시아권 선수가 미국·유럽 강자들이 즐비한 스터드 챔피언십 무대에서 연속 우승을 거뒀다는 점에서 상징성도 작지 않다. 그리고 키하라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최소한 하나는 더 필요하다.”

출처 : PokerNews


[포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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